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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 Daily

6월 8일 백업을 생활화 하자

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든 지는 꽤 됐지만 스킨 바꾸는 것부터가 어려워서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.
블로그를 새로 만들자마자 스킨을 한번 바꿨었는데 열심히 인터넷을 보고 따라서 달았던 메타코드들을 전부 날려버린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더이상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.
그러다가 네이버 오늘 일기 이벤트가 끝나고 블로그에 일기 쓰는 게 생각보다 재밌어서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. 스킨이 준비되고 블로그를 시작하기에는 백만 년이 지난 뒤에나 시작할 거 같아서 일단은 기본 스킨으로 쓰면서 천천히 스킨을 바꾸기로 생각을 바꿨다.

일단은 티스토리 자체가 낯설어서 혼자서 일상을 써 내려가면서 적응해 볼 생각이다. 티스토리에도 네이버 블로그와 비슷하게 이웃 같은 게 있다고 들었는데 아직은 어떻게 구하고 소통하는지 잘 모르겠다. 내 블로그에서 컨텐츠를 계속 쌓다 보면 티스토리 블로그에 관심이 생겨서 좀 더 잘 알게 되겠지.. 사람들과 소통하기 전에 좀 더 내 글을 작성하고 집을 꾸며놔야겠다.

 

 

며칠 전 의도하지 않게 폰을 초기화 하게 되었다. 별로 좋지 않은 기억이라 기억에서 지우고 싶지만 아직은 자세하게 기억난다. 그 일은 지난주 일요일에 일어났다. 내 핸드폰은 아이폰 7인데 배터리가 빨리 닳기 시작했지만 아직은 그냥저냥 쓸만해서 쓰고 있다. 내 기억으로는 분명 자동 업데이트를 꺼둔 것 같았는데 그게 아니었는지 잠을 자고 일어나니 제멋대로 업데이트가 되어있었다.

이놈의 지긋지긋한 Hello 화면을 몇 번째 보는 건지 모르겠다. 대충 화면을 넘기고 패스워드를 설정하라는 화면에 늘 쓰던 번호를 입력하였다. 그 뒤에 다시 화면을 zu려고 하니 패스워드가 틀렸다는 경고가 떴다. 아니 뭐 이런 경우가 다 있지.. 잠결에 번호를 잘 못 썼는지 아니면 폰이 오래돼서 버벅거리다가 번호가 잘 못 써졌는지 내가 아는 번호로 설정이 되지 않았다.

몇 번의 시도 끝에 번호는 결국 찾지 못해서 백업을 하고 초기화를 하기로 마음을 먹었다. 이때는 그래도 다행히 지문으로 화면을 킬 수 있었다. 귀찮아서 항상 백업을 하지 않고 살았었는데 설마 나한테 정말 이런 일이 생길 줄은 몰랐다.

컴퓨터와 아이폰을 동기화 한 적이 없어서 아이튠즈 동기화를 할 수가 없었다. (이때도 똥 같은 패스워드가 필요했음)
바로 컴퓨터에 핸드폰에 있는 자료들을 다 옮기려고 했지만 아이클라우드밖에 방법이 없었다. 어쩔 수 없이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가 많았던 나는 아이클라우드 메모리를 200G로 연장하고 백업을 하게 되었다.
50G를 사고 싶었지만 내가 기억하던 데이터가 60G를 조금 넘었던 것 같아서 바보 지출이라 아까웠지만 그냥 혹시 모르는 마음에 200G로 신청을 했다. 하지만 그럴 필요가 없었다.

 

 

초기화 한 김에 핸드폰 배경화면을 바꿔봤다.

 

백업을 하던 중 핸드폰이 지멋대로 재시작을 하더니 화면이 꺼졌다. 다시 백업을 이어서 하려고 화면을 켜려는데 장난을 하는 건지 지문으로도 화면이 더 이상 켜지지 않았다.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비밀번호를 잃어버렸을 때 핸드폰이 재부팅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. 저 상태에서 핸드폰이 재부팅되면 지문으로도 더 이상 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.

 

아니 도대체 애플은 왜 시스템을 저따구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. 나 같은 젊은이도 이런 식으로 비밀번호를 잘 못 쳐서 헤매다가 결국에는 백업하고 초기화하려고 애먹고 있는데 하물며 늙은이들은 자기가 설정한 비밀번호를 까먹는 일이 빈번할 텐데 어쩌란 말인가?

인터넷을 검색하며 복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몇개 깔아봤지만 속수무책이었다.

 

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나는 핸드폰을 초기화했다. 2년 넘게 이 핸드폰을 쓰면서 찍었던 사진들과 메모장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. 사실 예전에 쓰던 폰도 백업을 안 해두고 그냥 뒀다가 더 이상 핸드폰이 켜지지 않아서 그냥 사진 날린 셈 치고 살았었다. 하지만 이번에는 사진들이 너무 아깝고 슬펐다. 아무래도 호수 때문이 큰 것 같다. 호수와 초반에 만났던 때의 사진들과 함께해오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날렸다는 게 정말 아까웠다. 이런 바보 같은 일 때문에 내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것들을 잃게 되다니.. 

 

너무 속상해서 눈물까지 흘렸더니 호수가 위로를 해주었다. 앞으로 더 많이 놀러다니면서 사진들을 찍자고 그 말을 듣고 조금 위로가 되었지만 그래도 역시 속이 상했다. 사진이야 새롭게 더 찍으면 되겠지만 과거의 추억들을 정말 그냥 내 머릿속으로만 기억해야 한다는 게 아까웠다. 호수의 이상하게 나온 웃긴 사진들, 호수 졸업식에서 찍은 배경의 사람이 웃기게 나온 사진 등등.. 

 

항상 나쁜 일이 생기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잊고 지내려고 한다. 지금 이 일도 백업을 생활화하자는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며 그냥 별거 아닌 거라고 넘겨보려고 한다. 이 일을 계기로 아이폰이 재수 없어졌다. 다음폰은 무조건 삼성으로 간다..